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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소설번역/아이언 아미(完)

15화 - 철의 동료들 7

by PPJelly 2022. 4. 1.

이튿날 아침, 항구의 공기는 차고 바닷바람의 향기도 다소 강하게 느껴졌다. 아침 일찍부터 하역이 시작되는 항구에는 사람의 왕래도 적지 않다.

이런 가운데 싸움이 시작되는 것을 세이이치로는 원치 않았지만, 이번에는 그렇게 게으른 말도 할 수 없다.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성실히 일하는 사람들에게 위해가 가해지지 않도록 신속하게 사태를 종식시키는 것뿐이다.

화물선으로 위장한 밀수선이 정박한 것은 약 10분 전쯤의 일.

야스 일행이 돌입하기까지 앞으로 3분 가량 남은 상태다.

세이이치로와 같은 대기조인 시시도 아키 또한 시계를 확인하면서 상황을 살피고 있다.

 

"이제 곧 화물 반입을 마쳐. 그게 끝나면 돌입 부대가 저 밀수선을 칠 거다. 우리는 서쪽 퇴로를 막는 게 임무야."

"명목 상으로는 잔당을 도망치지 못하게 하는 거지만, 실제로는 밀수품을 확보하기 위한 인원이겠지. 그냥 제압하는 것뿐이라면 우리가 들어가면 될 일이고."

 

머릿수를 늘리는 이유는 포위망을 크게 하려는 목표 때문이다. 외부자인 세이이치로나 야스를 시켜서까지 포위망을 넓히는 것은 무슨 일이 있어도 놓치고 싶지 않은 무언가가 있다는 것이겠지.

시계를 확인하면서, 10, 9, 8…… 하고 최후의 카운트다운을 행한다.

숫자가 0이 된 순간, 화물선에서 불꽃이 솟아올랐다.

연속되는 폭발음과 총성.

그리고 일어나는 비명과 사나운 목소리.

돌입한 야스 역시 의기양양하게 적을 쓰러뜨려 갔다. 좁은 밀수선의 통로를 일직선으로 달려나가 적의 구성원을 단번에 베어 버린다.

적은 완전히 허를 찔려 혼란스러워한다. 이런 상태로 야스의 앞에 서는 것은 호박이 넝쿨째 굴러떨어지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하하, 약해약해! 완전히 떠먹여 주잖아!"

 

화약을 흩뿌리면서 애총을 쏘아갈기고, 누가 해적인지 헷갈릴 만큼 드높게 웃으며 차례차례 쓰러뜨린다.

두 명, 네 명, 여섯 명 연속해서 쏘아 없앤 후 애도로 여덟 번째 사람을 친다.

이렇게 간단하니 조금 욕심이 나는 것도 어쩔 수 없다. 돌입한 직후 대형 컴퓨터를 발견한 야스는 데이터 카피용 해킹 USB를 꽂고 정보를 빼내기 시작한다.

 

'용두회가 주시하고 있는 밀수선의 데이터다. 분명 감칠맛 나는 정보가 실려 있는 게 틀림없어.'

 

밀수 데이터, 또는 조직의 구성원 데이터를 얻는다면 횡재다. 정보상에 팔아넘기면 괜찮게 벌겠지.

완전히 돈에 눈이 멀어 있던 야스였지만, 화면에 표시된 데이터를 확인하고 곧바로 표정이 진지해진다.

 

"밀수품인 생물하고…… 이건, 약인가?"

 

적의 화물이 오가사와라 제도의 희귀생물이라는 점은 틀리지 않았지만, 이 컴퓨터에 있는 것은 희귀생물들의 투약 데이터가 대부분이다.

 

'희귀생물을 사고파는 것만이 아냐. 그 생물에게 약의 효능이 나오는지 시험하고 있어? 대체 무슨――'

"이, 이 자식드으으으을!! 움직이지 마라아아아아아!!!"

 

핫 고개를 든다. 데이터 복사를 완료한 야스는 모든 USB 데이터를 빼돌린 뒤 고함이 들린 방향으로 급히 향한다.

문을 연 직후, 야스는 통렬하게 혀를 찼다.

용두회 구성원들에게 둘러싸인 밀수선의 구성원은―― 하필이면 아이를 인질로 삼고 있었기에 혼란스러웠기 때문이다.

 

"멍청한 짓은 그만두고 총을 내려라!!"

"웃기지 마라!! 총을 내려야 할 것은 네놈들이잖냐!!"

"우리는 경찰과 다르다!! 네놈이 저항한다면 그 소녀까지 함께 쏴죽이는 것쯤이야 어려운 일도 아니다!!"

'이봐이봐, 무서운 이야기 하지 말라고.'

 

불행히도, 지금 야스의 총탄은 산탄이다. 요령껏 적만을 쏘는 기술이 가능한 구조로 되어 있지는 않다.

용두회도 경찰과 이어져 있는 이상 비구성원인 사망자는 내고 싶지 않을 것이다.

차례차례 제압당하는 선내와는 다르게 이곳만이 교착 상황이다.

각오를 다진 남자는 테이블 위에 방치되어 있던 주사기에 손을 댄다.

 

"조, 좋다. 당할 바에야 직접 해 주겠어! 단 이 소녀만 말이다!!" 

"히익――?!"

 

쿡, 주사기가 소녀를 찌른다.

주사기의 약을 모두 주입한 직후―― 어마어마한 발광이 야스 일동을 덮쳤다.

 

 

*

 

 

전투의 소리가 이렇게나 큰가 하고 느낄 정도로 웅장하게 들려오는 가운데, 세이이치로는 뿌득 손목을 꺾으며 싸움에 대비한다. 이제 뭐가 튀어나와도 이상하지 않다.

오가는 총성과 노호에 휩싸여 도쿄항에는 상당한 혼란이 퍼져나가고 있다. 10분만 있으면 경호원들이 대거로 몰려올 것이다.

어떻게든 그때까지 노리는 물건을 손에 넣어 버리고 싶다.

임무 성공 보고를 이제나저제나 기다리는 대기조 일동.

돌입으로부터 약 5분이 지났을 때――띠띠띠, 하고 세이이치로의 스마트폰이 울렸다.

재빨리 세이이치로가 전화를 받자 야스가 노성이 섞인 목소리로 외쳤다.

 

[세이이치로! 아키! 지금 당장 거기서 도망쳐!!]

"야스?! 왜 그래, 작전은 실패한 거야?!"

[실패하고 뭐고가 아냐!! 놈들이 말도 안 되는 걸 써재꼈어!! 지금 당장 도망쳐!! 녀석이 밖으로 튀어나올 거야!!]

 

야스가 그렇게 소리친 다음 순간―― 거대한 창염의 불기둥이 밀수선에서 솟구치며 짐승 한 마리가 하늘에서 날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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