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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소설번역/아이언 아미(完)

13화 - 철의 동료들 5

by PPJelly 2022. 4. 1.

시부야의 번화가를 잠시 걷던 셋은, 용두회의 가게에서 충분히 거리를 둔 장소에 마주앉았다.

특히 냉엄한 표정을 짓고 있던 야스가 제일 먼저 말을 꺼낸다.

 

"……저 녀석, 뭘 숨기고 있어."

"그렇지."

"응. 게다가 숨겨야 할 건 숨기지 않고 있어. 우릴 시험하려는 것 같아."

 

세이이치로와 아키도 어이없는 표정으로 고개를 가로젓는다.

노골적인 도발과 노름에는 참여하지 않는 것이 프로 의식이라지만, 이번에는 적의 정보도 규모도 정체도 불명확하게 되었다.

이래서는 싸울 준비도 순조롭지가 않다,

이랬건 저랬건 스스로 추리할 필요가 있다.

 

"뭐, 내일 아침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으니까. 잠깐 걸으면서 얘기하자."

"그래야겠어. 야스는 뭐 눈치챈 거 있어?"

"부분부분은 그렇지. 세이이치로는?"

"음…… 여러 가지 생각되는 부분은 있지만, 점과 점이 이어지지 않는 느낌이야."

"그런가. 그럼 나한테서 대힌트. 류칭윈의 뒤에 장요우쭝이라는 남자가 있었지? 그 남자, 중화국에서도 유명한 생물학자야."

 

예? 하고 의문의 목소리를 내는 아키.

그 자리에 생물학자가 있던 것도 의문이지만, 생물학자가 있다는 게 무엇인가. 그것이 어떤 힌트일 거라고 말하고 싶은 거겠지.

그런데 세이이치로는 바로 눈치채 뇌내에 지도를 펼친다.

 

"생물학자…… 오가사와라 제도…… 중화국. 그렇구나, 화물의 정체는 거기에 있을지도 몰라."

"무슨 말인데?"

"오가사와라 제도는 도쿄 최남단에 위치한 군도로, 보통 섬들과는 전혀 다른 생태계를 가진 곳이야. 생물 연구의 최전선으로 유명한 연구 지역도 있을 정도로."

"그래. 오가사와라 제도는 탄생했을 때부터 한 번도 대륙과 이어진 적이 없는 섬이다. 일본과 중화국은 모두 타종족 혼합 사회를 가지고 있지만, 오가사와라 제도의 특이성은 일본이 독자적이야. 신종 수아종, 요인종, 해인종(마린), 그 이상으로 희귀한 종족과 환수도 확인되고 있는 신비의 섬. 그것이 오가사와라 열도라는 말이야."

 

그렇다면 화물의 정체도 그려진다.

신종 생물의 데이터 또는 밀수해 온 생물 자체. 

혹자는 양방 모두를 생각할 수 있다.

 

"그런 고로, 세이이치로에게 두 번째 질문. 우리가 오늘 내로 준비해야 할 건 뭘까?"

"오가사와라 제도에서 밀수를 하고 있는 조직의 사전조사와, 밀수해 온 동물이 대형 특급 위험 생물일 경우에 대비한 각종 마취탄이 필요해. 배에서 튀어나올 걸 고려하면 라이플도 준비했으면 좋겠어. 아키는 다룰 수 있어?"

"어, 어어. 총기 다루는 건 맡겨줘. 다만 마취탄은 웬만해선 쓰지 않으니까, 한 번 전문점에 방문할 필요가 있겠어."

"……OK. 95점이다, 세이이치로. 즉 이 가게에 볼일이 있다는 말이지."

 

역시, 하고 기분좋게 웃는 야스.

그가 한순간 발걸음을 멈추니, 그곳은 지금 막 향하려고 했던 시부야의 총기샵 <건즈 라이프> 앞이었다.

둘은 순간 아연실색했다가, 곧바로 뾰로통한 얼굴이 된다.

 

"야스. ……너 처음부터 다 알고 있었지."

"그렇게 삐치지 마. 내가 채점해서 90점 이상이 나온 녀석은 네가 처음이었으니까. 나도 무심코 장난쳐 버렸어."

'……확실히. 야스가 성질 나쁜 건 언제나 있는 일이지만, 실제로 90점 이상의 상황 판단이 된 녀석은 처음 봤을지도 몰라.'

 

괜히 No.1의 자리에서 빛나는 게 아니다.

텐도 야스히로가 인류종이면서도 No.1로 계속 있을 수 있는 것은 압도적인 상황 판단 능력과 우수한 전투 능력 두 가지를 갖췄기 때문이다.

그리고 세이이치로도 그에게 뒤지지 않는 상황 판단 능력을 품고 있다.

두 사람이 의뢰를 함께하면서 불편한 점이 없는 것은 그들이 내재한 상황 판단 능력이 동등해서일지도 모른다.

시시도 아키는 세이이치로에 대한 인식을 고쳤다.

 

"그럼 세이이치로. 이 <건즈 라이프>에 마취총과 마취탄을 주문하러 갈 테니까 결제는 네 돈으로 부탁한다."

"하? 왜 내가? 이런 건 더치페이해야 하는 거 아냐?"

"물론 그냥 하라고는 말하지 않겠어. 이 가게의 주인은 실력 확실한 총기 장인(*주: 원문 건 스미스)으로, 의수 의족도 정비해 주는 변태 아저씨야. 하지만 정비는 취미에 불과해서 쉽게 점검 일을 받아 주지는 않아. 단골이 소개해 주지 않는 한 문전박대당할걸?"

 

흐흥 재수없게 웃는 야스.

확실히 세이이치로는 의수와 의족을 정비해 줄 솜씨 좋은 정비공(장인)을 찾고 있었다. 그의 생활과 일을 고려하면 최우선 사항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솜씨 좋은 정비공들은 높은 확률로 편굴한 성격이거나 변태라는 리스크가 있어 좀처럼 신용할 수 있는 업체를 찾지 못했다.

여기서 마취총 한 세트 정도 값으로 단골 정비소를 얻을 수 있다면 저렴한 거다.

 

"……어쩔 수 없네. 이번은 나한테도 혜택이 많으니 기브 앤 테이크로 가지."

"역시 우등생 세이이치로. 합의 성립이군!"

 

우쭐거리며 가게 문을 여는 야스.

세이이치로와 아키는 속은 것 같아 왠지 아니꼬웠지만, 이번 주장은 야스 또한 일리있다. 무엇보다 내일 준비를 위해서라도 마취총 세트는 필요하다.

셋은 각자 생각을 품고 <건즈 라이프>의 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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